
사형수
사람들이 모인 곳엔
반드시 총소리도 있다.
오늘도 대중 앞에서
누군가 또 공개처형 당한다.
절대로 동정해선 안 된다
죽었어도 격분으로 또 죽여야 한다.
포고문이 다 하지 못한 말
총소리로 쾅쾅 들려주는 그 앞에서
어째서인가 오늘은
사람들의 침묵이 더 무거웠으니
쌀 한 가마니 훔친 죄로
총탄 90발 맞고 죽은 죄인
그 사람의 직업은 농사꾼!
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
하도 울고 싶은 나라니
웃자는 구호도 다 있구먼
웃음도
전(全) 인민이 웃자니
구호를 외처서
터져 나올 웃음이면
행복해선 뭘해
인생을 구호로 살지
구호야 웃기죠
낭만의 웃음
의지의 웃음
신념의 웃음
굶어도 좋다는 그 웃음이
죽어도 좋다는 그 웃음이
그런데 어디
웃음이 나와야 웃지
오늘도 마른 침만 삼켰는데
누어있을 힘도 없는데
어떻게 웃어?
왜 웃어?
정일이 그 양반은
백성세상 험악해도 못 본 척
고난의 행군도 자기가 이기는 척
금이빨 보이게 웃을 수있다만
백성의 얼굴은 순진해서
웃으면 오히려 낯작이 구겨저
그래도 높은 분이 웃으라니
목슴 걸고 무조건 웃어야지
지랄하는 병신처럼 보인대도
누런 이빨 가지런히 보여야지
히 히 히
이 나라서 살다가
죽을 땐 눈도 안 감기겠는 데
입술까지 못 다물겠네
이 생각이 더 웃겨서
흐 흐 흐
우리의 삶은
아침에
잠에서 깨어나면
먼저 흔들어본다
숨소리 가냘픈 동생을
옆 집 철이처럼
영원히 잠든 것만 같아서
어머니가 늦어지면
바람 소리에도
귀 기울이며 가슴 조이며
온 밤 뜬 눈으로 날을 샌다
우물 집 아줌마처럼
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것만 같아서
우리의 삶은
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어서
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
그는 초췌했다
-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
그 종이를 목에 건 채
어린딸 옆에 세운 채
시장에 서있던 그 여인은
그는 벙어리였다
팔리는 딸애와
팔고있는 모성을 보며
사람들이 던지는 저주에도
땅바닥만 내려보던 그 여인은
그는 눈물도 없었다
제 엄마가 죽을병에 걸렸다고
고함치며 울음 터치며
딸애가 치마폭에 안길 때도
입술만 파르르 떨고 있던 그 여인은
그는 감사할 줄도 몰랐다
당신 딸이 아니라
모성애를 산다며
한 군인이 백원을 쥐어주자
그 돈을 들고 어디론가 뛰어가던 그 여인은
그는 어머니였다
딸을 판 백원으로
밀가루빵 사 들고 어둥지둥 달려와
이별하는 딸애의 입술에 넣어주며
용서해라! 통곡하던 그 여인은
아이의 꿈
꿈속에서
아이는 무엇을 보았기에
간밤에 밖으로 달려 나갔을까
꿈속에서
아이는 무엇을 보았기에
총을 쏘는 군대도 무서워 안했을까
꿈속에서 아이는 무엇을 보았기에
손에 그것을 꼭 쥐고 죽었을까
그 꿈은
죽으면서도 놓지 않은 그꿈은
작은 옥수수 하나
|
 |
Seamus Heaney, Ted Mathys, Jennifer Wong, Liu Xiaobo, Jang Jin-sung, Alvin Pang, Vaughan Rapatahana, Liu Xiaobo
|